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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스토리 #14 증발하다 |
116 / 2012-11-26 1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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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니카와의 이별.

' 마지막 수업이라니.. 마지막 수업이라니..'

오늘 영어수업이 마지막 수업이라는 건 정말 예상치 못한것이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면서도 모두들 황당한 표정들이었다.

입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수업이라니..!

모니카 : 자....그럼 5분정도 남았으니깐 가사를 안보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불러보도록 해요. 자! 시~작...

감정이 격해지니 노래가 마치 나의 마음을 대변해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생들 : 하우......젠틀 이즈 더 레인.........더 폴 소프트리 온 더 메도우....
* * * * *
♬ 하늘에서 내려 온 마~술의 힘이 우리를 위해 이런날을
* * * * ** * *
준비해 주었나봐요. 우리가 사~랑에 빠질수 있도록...!! ♬
* * * * *
전 이제 당신의 사람이랍니다. 지금부터 영~원까지......♬♬
* * * * * * * *
지금부터 영~원까지......♬♬

노래를 다 부르고 나자 모니카가 우리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모니카 : 자, 그동안 부족한 선생과 생활영어 배우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리앨 : '서......선생님.. T_T'

모니카 : 어딜가서 무슨 일을 하시든지 간에 언제나 약한자의 편에 서는

멋진 경찰관이 되시길 바래요.. DO YOUR BEST !!

학생들 : ...............T_T

모니카 : 그러실수 있죠? ^_^

학생들 : 예........-_-

땡땡땡.......!! 수업을 마치는 종이 야속하게 울렸다.

앞으로 다시는 모니카를 볼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절망의 종소리..

모니카 : 자.......이젠 경례 해야죠? *^_^*

구대장 : 전체.......차렷!!

차차작!!

구대장 : 선생님께 대하여............경롓!!

학생들 : 충성..!!

첫 수업때 그랬던것처럼 조그만 손을 이마위에 톡 대고 앙증맞게

경례를 받아주는 모니카.

학생들 : 수고 하셨습니다. 와아아아아아......짝짝짝짝짝..

우리들의 우뢰같은 박수를 뒤로 한채 수줍은 듯 활짝 웃으며 교실을

퇴장하는 모니카의 뒷모습은 내가 경찰학교에서 본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슬픈장면이었다.

' 모니카....전 이제 당신의 사람이랍니다. 지금부터 영원까지....흑흑..T_T

젠장.....이것이 영~영 이별은 아닐꺼야.

같은 하늘 아래 살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날이 생기겠지.

하늘에서 내려온 마술의 힘으로 말야.. 흐으.......^.,^;; '
-




[2] 101단과의 조우.

기말고사기간이라 행정반에서 한참 공부를 하고 있었다.

리앨 : 그러니깐 우리는 민주경찰로서 민주화의 앞장서며..........에..

이때 행정반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때리리리리링...!!

리앨 : 감사합니다. 행정반입니다.

???? : 으음....누군가?

리앨 : 예?

???? : 전화 받는게 누구냐구?

리앨 : 미..민주 경찰인데요..-_-;

???? : 청와대 경호기수인가?

리앨 : 예.......그런데요? 실례지만 어디십니까?

???? : 음....... 여기 청와대야..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차렷자세를 취했다.

리앨 : 옛............추....충성!! -_-

교관 : 음.....별일없지?

별일없긴... 지금 엄청난 일이 생겼는데.......

갑자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리앨 : 예......그렇습니다. -_-;

교관 : 내일 101단 교육과장님이 경찰학교에 잠시 들릴꺼야.

리앨 : 예? 아..예...알겠습니다.

교관 : 미리 준비하고 있도록..해.

리앨 : 준비? 대체 뭘 준비하라는겁니까?

............라고 묻고 싶었지만.......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리앨 : 예..........알겠습니다. ;;;-_-;;;; 주....준비하겠습니다.

교관 : 그럼 그때 보도록 하지. 수고해, 리성찬!

리앨 : o.O


전화를 끊은즉시 동기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줬더니 하나같이 벌벌벌..떤다.

학생 : 드...드디어 오는구나. 벌벌벌...

학생 : 아......아직 1주일이나 남았는데 왜 미리 온다는거지? 벌벌벌...

학생 : 저번 훈련때 망치를 두고 가서 가지러 오는게 아닐까? 벌벌벌....

하지만 제일 심하게 떨고 있는건 바로 나였다.

리앨 : 내....내 이름까지 알고 있었어.......... 벌벌벌..-_-;


다음날!

각 과목별로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뒤 마지막 시간에 정말로 청와대에서

사람들이 내려왔다.

그리고 그중 교육과장님이란 인상 좋으신 분이 강의실 연단에 서서 101단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일장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과장님 : 101단은 경호원이 101명이라서.......101단이 아니라.....이러쿵 저러쿵.......

과장님 옆엔 이경사라는 사람이 마치 경호원처럼 뻣뻣하게 서 있었다.

웬지 어제 내게 전화를 건 사람일꺼라는 느낌이 들었다.

과장님 : 자......이제 대충 101단에 대해서 알았을거다.

이제 다음주부터 약 5주동안 훈련을 받을텐데 질문 있는 사람?

학생 : ........................

과장님 : 질문 있는 사람 없나?

학생 : ...........................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하기만 했다.

이런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깨고 어느 누가 질문을 하겠는가?

학생 : 저~요! 질문 있습니다.

미친놈! -_-; 예상을 뒤엎고 한 녀석이 손을 당당하게 드는것이었다.

학생들 : 헉...... o.O

과장님 : 오! 그래. 거기 학생... 질문 해봐.

더더욱 예상을 뒤엎는 것은 녀석의 질문 내용이었다. -_-

학생 : 현재 우리 학생들은 모두 무좀으로 인해 물집 투성입니다.

과장님 : ?

학생 : 하지만 군화가 하나뿐이고 군대식의 구형군화라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무좀이 낫기는커녕 계속 도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과장님 : ?

리앨 : ' 저......저 자식이 지금 무슨말을 하려는게야? -_- '

학생 : 이에 대해 101단측은 별다른 대책이 있으신건지 궁금합니다.

학생들 : ' 우린 이제 주거따....-_-;;; '

과장님 : -_-;

정말 어이가 없었다.

무식한 사람일수록 엄청 용감하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던가?

온달 장군이었나? -_-

암튼 이건 무식의 한계를 넘어선 목숨(?)을 건 정말 무모한 행동이었다.

과장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그 표정은 우리의 앞날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고편이었다.

과장님 : 으....으음...-_-

뒤에 뻣뻣하게 서있던 이 경사는 앞으로 스윽 한발자국 나오더니 질문한 녀석을

노려보며 수첩에다 뭔가를 적는것이었다.

그제서야 놀라며 은근슬쩍 자연스럽게 이름표를 손으로 가리는 녀석. -_-

학생 : 흠흠..-_-; 흠...-_-

과장님 : 음........아직 그에 대한 대책은 없다. 그저 자주 씻고, 약 바르고

하는수밖에 없을거다. 또 다른 질문? -_-++

이경사 : ++(-_-) , (-_-)+++

뒤에 서있는 이경사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좌중을 싸늘히 노려보았고,

우리는 처음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동시에 땡고함을 외쳤다.

학생들 : 없~~~쑵~~~니다. -_-;

과장님 : 그래........이것으로 간담회를 마치겠다. 그럼 모두들 다음주에

보도록 하자.

과장님은 인자하게 웃으시며 이경사와 같이 강당을 나갔지만 우리들 귀에는

모두들 다음주에 어디 두고 보도록 하자...........는 말로 들렸다. -_-

질문한 녀석이 그 후로 왕따가 되었음은 당연지사다.




[3] 증발

곧 있을 101단 훈련을 대비하여 모두들 건물 대청소를 하고 있었다.

물론 나와 호빵맨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TV를 보고 있었다. -_-

우린 모든 작업의 열외인 행정반이잖는가...........헐헐...^_^

밤 9시정도가 되자 나는 멀리 본부 행정반으로 문서수발을 가기위해

여러 가지 문서들을 가방에 넣고 후랫쉬를 챙겨서 행정반을 나왔다.

근데 행정반을 나오면서 보니 행정반 옆에 쓰지않는 사무실이 하나 있는데

문이 열려 있는것이었다.

" 어라? 왜 문이 열려있지? "

들여다보려고 하는데 안에서 민간인 몇명이 나온다.

민간인 : 그럼 교관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교관 : 예.....예.. 밤길 조심해서 가세요.

민간인 : 잘 부탁드립니다.

교관과 민간인들이 건물밖으로 나가자 사무실에서 학생 하나가 나왔다.

어라? 행정병 말고도 청소 열외한 녀석이 있었잖아?

리앨 : 옹? 저 사람들 누구에요?

학생 : .............예.. 친척들.................이에요.

리앨 : 친척? 무슨일로 오신건데요?

학생 : 저 면회.......왔어요..

리앨 : 아.......예...

나 원...여기가 뭐 군대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번씩 외박까지 나가는데 웬 면회?

근처에 친척이 있으니 평일날 면회도 하는구먼... 피식.. 부럽다 부러워..


생활관을 벗어나 조용한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낮에 그렇게 떠들썩하던 컴컴한 강의실.

지금은 너무나 고요해서 오히려 그 적막감에 귀가 멍멍할지경이다.

밤 하늘에 빼곡히 박혀있는 수많은 신비로운 별들.

어디선가 밤 바람은 솔~솔 불어오고, 정말 기분 좋은밤이었다.

" 야~~~~~옹 "

어디선가 검은 고양이 새끼가 나와서는 졸리운 듯 길가를 어슬렁 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평소 동물을 무지 좋아하는 나는 살그머니 고양이발로(-_-)녀석을 뒤쫒아 갔다.

거의 근처까지 갔을 때 녀석이 픽 뒤돌아 보더니 귀찮다는 듯이 총총걸음으로

길 옆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에이......아깝다.."

어디선가 이름모를 새들이 밤인데두 불구하고 계속 지저귀고 있었다.

항상 바쁘게 시간에 쫒기며 정신없이 살아가던 도시인이 이런장면들을 보고

여유를 누릴수 있다는것도 하나의 축복인 듯 싶었다.

난 이래서 밤공기를 마시며 걸어가는 야간 문서 수발길을 무척 좋아했다.


다음날 점심.

그날도 점심 식사를 하고 정식 코스인 매점을 들렀다가 오후강의를 받기위해

강의실로 들어가 교관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조용히 수업대기를 하고 있는데 문이 다급히 열리더니 교관이 들어와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교관 : 혹시............이 영식 학생이 여기 있나?

학생 : ???

교관 : 이중에 이영식 학생 있으면 손 들어봐!

학생 : .........

손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교관 : 이영식 학생이 너희들 동기 아닌가?

혹시 이영식 학생과 같은 생활실을 쓰는 학생들 없나?

그제서야 손을 쭈삣쭈삣 드는 녀석들이 한두명 있었다.

리앨 : '어라? 우리 동기중에 그런 이름이 있었던가? '

교관 : 오. 그래.. 이 영식 학생 지금 어디있나?

녀석들은 자기 주변을 휘휘~ 둘러보더니.......이상하다는 표정이다.

학생 : 어? 오전 강의때는 있었던거 같은데?

교관 : 그..그럼 지금 이 교실엔 확실히 없어?

학생 : 예.

교관 : 아아........제길.......그럼 그녀석이 이영식이구나....-_-

교관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자 모두들 무슨일인가 싶어

웅성웅성대기 시작했다.

학생 : 교관님! 무슨일이 생겼습니까?

고개를 든 교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정말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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